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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사건] 휴가 간 날 해고된 Z씨 이야기 법률지원

작성일:
2019-07-15
조회수:
19
작성자:
admin

안녕하세요,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감사와 동행)의 이현서입니다.

오랜만에 뿌듯한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올 봄부터 급박하게 진행되었던 이주노동자 Z씨의 부당해고 구제 신청 사건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Z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깐 들어보실래요?

(이하 내용은 Z씨의 시점으로 각색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나는 재작년에 고용허가제를 통해 비전문취업(E-9) 비자로 한국에 왔다. 한국어가 그리 능숙한 건 아니었지만, 회사 일을 내 일이라 생각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은 덕에 회사 사람들 모두가 날 좋아했다.그러다 화학 약품 때문에 건강이 안 좋아져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회사 사람들은 내가 떠나는 걸 너무나 아쉬워했고, 사장님은 '언제든 다시 여기서 일하고 싶으면 연락줘'라며 날 배웅해 주었다.

나는 철강제품을 포장하여 수출하는 공장으로 이직했다. 그런데 이 공장은 이전 직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차장님은 매일 무엇 때문인지 화가 나 있었고 항상 퉁명스러웠으며 다짜고짜 내게 반말을 했다. 사장님도 한번 기분이 안 좋으면 그 화풀이를 직원들에게 하곤 했다. 그래도 나는 직원들, 동료들과 잘 지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활기차게 생활했다.

올해 3월 중순, 나는 본국에 한 달 정도 휴가를 갔다가 4월 중순에 입국하자마자 기숙사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한 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장님, 차장님, 부장님이 너무 쌀쌀맞았다. 한 명뿐인 같은 나라 동료도 나를 서먹해 했다. 나는 일을 하겠다고 했지만, 회사에서는 내게 일을 주지 않았다. 대신, 내가 모르는 어떤 사건에 대해서 다짜고짜 '네가 저지른 일이 아니냐'며 추궁했다. 나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 '내가 그런 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회사는 수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업 A로부터 들어온 컴플레인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회사는 나를 해고시키겠다고 했다.

휴가 간 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졸지에 A가 제기한 컴플레인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다.

회사는 보름이 넘도록 내 노동을 거부했다. 나는 갈 곳도 없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몰라 매일 아침 기숙사에서 나와 공장에 머무르며 일을 시켜달라고, 내가 저지른 짓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차장님이 서류 하나를 내밀며 서명하라고 했다. 무슨 서류인지 몰라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별 거 아니고 이거 그냥 A 업체에 보낼 서륜데, 보내고 나면 너 일 다시 할 수 있어'라고 했다. 나는 빨리 일을 다시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명했다. 컴퓨터로 인쇄한 샘플을 하나 주면서, 문장 하나를 똑같이 받아 쓰라고 했다. 그렇게 했다.

일주일 뒤인 5월 초, 차장님은 '고용센터에 가보라'고 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며칠 전 회사가 나의 사직을 이유로 '고용변동신고'를 했고, 그나마도 이미 3월 말에 의원 면직 처리된 걸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차장님이 준 서류는 '사직서'였다. 내가 샘플을 보고 받아쓴 문장은 '개인 사정으로 사직하고 본국 출국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외국인고용법 상 고용변동신고의 사유 발생일로부터 1개월이 지나면 이주노동자는 사업장변경신청을 할 수 없고, 그 경우 강제적으로 출국하여야만 한다. 나는 휴가 간 사이인 3월에 사직한 걸로 처리된 바람에, 이미 5월인 지금 아무런 손도 쓸 수 없었다. 졸지에 강제출국을 해야 할 처지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직서가 뭔지도 몰랐고, 사직을 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회사는 내가 A 업체에 손해를 끼친 장본인이므로 해고 대상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런 일을 저지른 사실이 없었다. 게다가 회사는 내 동의 없이 고용변동신고를 하면서 내가 휴가 간 사이의 날짜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신고했다. 이 때문에 내가 똥 밟은 셈치고 다른 회사로 옮기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나는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했다. 그 후 신청이유서를 써 줄 사람이 없어 수소문을 하다가 감동에 찾아오게 되었다. 

 

 

 

감동은 이런 상황의 Z씨를 대리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좀 복잡하지만, 결국 요지는 Z씨가 휴가 간 사이에 회사에는 A 업체로부터 특정 사고에 대한 컴플레인이 들어왔고, Z씨가 해명을 할 기회도 없이 누명을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회사는 빨리 누구 한 사람을 징계하고 이를 A 업체에 보고하여 갈등 상황을 무마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Z씨가 희생양이 되어 '사직'의 모양새를 갖춘 해고를 당했던 거지요.

그나마 해고만 당하면 모르겠는데,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였던 Z씨는 회사가 고용센터에 Z씨의 사직 시기를 (Z씨가 휴가를 갔던) 3월로 신고하는 바람에,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다른 사업장으로 이직도 할 수 없고 강제로 본국 출국해야 하는 갑작스러운 현실에 놓였던 것입니다.

 

감동에서는 거의 매일 고용센터, 회사, 출입국관리사무소 및 지방노동위원회와 다방면으로 연락을 시도하며 사건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실 이주노동자인 Z씨의 경우, '고용변동신고'라는 특수한 절차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단순히 부당해고 구제신청 결과가 나오는 것만으로는 Z씨의 권리 구제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당해고를 다투는 것과 동시에, 사업장 변경 신청이 가능하도록 고용변동신고를 정정하는 과정도 필요했는데요.

그런데 고용센터 담당자님과 지방노동위원회 조사관님의 협조가 부족해서 진행이 늦춰지거나 좋은 시점들을 놓쳐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열심히 도와주시던 통역사님도 개인 사정으로 잠시 바뀌시게 되는 등, 정말 난관이 많았는데요.

 

다행히 결과적으로는 회사가 고용변동신고를 새로 하여 Z씨가 다른 사업장으로 이직하는 것으로 화해가 성립되었습니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Z씨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일관된 진술을 이어간 반면, 회사 측에서는 사직서 작성 경위나 특정 사고 경위에 대해서 계속 말이 바뀌었습니다. 이 때문에 화해를 성립시키기 위해 심문회의 당일에도 몇 시간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결국에는 Z씨에게 좋은 방향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Z씨는 사업장변경신청을 무사히 마치고 새로운 직장에서 다시 일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각지 못한 일로 몇 달 간 많이 힘들어했던 그가 새로운 직장에서는 예전처럼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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