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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답변] 2. 우리나라 난민인정률이 낮은 건 다 가짜 난민 때문 아닌가요? 법률지원

작성일:
2020-06-16
조회수:
20
작성자:
admin

매일 난민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요새는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의 난민 제도에 관심을 갖게 되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함께 활동하는 다른 단체의 활동가와 "우리가 몇 년동안 난민 제도의 문제에 대해 알리려 해도 잘 안 됐는데 몇 주만에 여태까지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난민인정절차에 대해 알게 되었다"며 웃퍼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낮은 난민인정률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우리나라의 난민인정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한국의 난민심사결정자 대비 난민인정자의 비율인 난민인정률은 통산 4.1%입니다. 100명이 신청하면 4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마저도 난민법 시행 이후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7년의 경우 난민인정률은 1.51%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국제법 상 보호가 필요하지만 난민협약 상 난민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은 사람을 포함하더라도 2017년 보호율은 6.4%에 그칩니다.

 

이는 이미 엄격한 이민정책을 갖고 있기로 유명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트럼프 정부 하 미국의 난민인정률은 40%에 달하며, UNHCR이 공개한 전세계 난민인정률의 통계를 보면, 전 세계 난민인정률은 24.1%로, 여기에 난민협약 상 난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기타 국제법 등에 의해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보호가 제공된 보충적보호자의 비율, 즉 보충적보호율 (12.3%)를 합하면 36.4%의 보호율을 보입니다. 참고로 2016년 EU의 난민인정율은 보충적보호와 인도적보호를 모두 합치면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2. 이렇게 난민인정률이 낮은 것은 난민신청자 중 소위 '가짜 난민'이 많기 때문 아닌가요?

 

여기에 대해 우리나라에는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해 난민 신청이라는 제도를 악용하는 ‘가짜 난민’이 많기 때문에 난민인정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난민 신청을 하면 심사와 소송 기간동안 비자가 발급되어 국내에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사유가 없으면서 난민 신청을 하다 보니 난민인정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보호되는 사람들(시리아, 예멘 난민, 기타 개별 난민사유를 가진 난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호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민 심사가 과도하게 엄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법무부와 법원은 난민 신청자를 난민으로 인정할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기 위하여 증거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난민은 본국에서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 도망쳐 나온 사람입니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본인의 난민 사유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가지고 나오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탈출한 이후에 본국에 있는 서류를 입수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고요. 증거가 없다는 사실은 난민 인정을 받는 데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난민이 모든 증거를 다 가지고 올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어, 법무부와 법원은 판단을 내릴 때에 난민신청자의 진술의 신빙성과 진술의 일관성을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삼습니다.

 

난민 신청 과정은 매우 지난합니다. 일단 법무부의 심사관 수가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고요. 첫 인터뷰 후 1년 후 다음 인터뷰를 하게 되기도 하고, 만일 소송까지 가게 되면 몇 년 전에 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빙성을 판단하게 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인터뷰 때 했던 이야기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또는 새로운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므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민들은 긴박한 상황에서 박해를 피해 달아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억에 왜곡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패한 국가에서 온 분들은 공권력을 믿지 않기 때문에 면접 과정에서 모든 이야기를 다 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면 바로 난민 불인정으로 이어집니다. 감동도 사건을 수행하면서 법무부 또는 법원의 판단 기준이 황당할 정도라고 느꼈던 적이 많습니다.

 

재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감동이 조력했던 난민신청자가 어떤 당의 당원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감동에서는 인터넷에서 그 당 대표의 공식 이메일을 찾아 이메일을 보냈고, 당원이 맞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이 답장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고요. 하지만 법원은 이 이메일 문서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보낸 이메일은 지메일이었는데 돌아온 이메일이 야후 계정의 메일이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이 분은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법무부에서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 한번도 본국에 가본 적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본국의 상황에 대해 들었고, 실제로도 국가정황정보를 살펴보면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 아이는 난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본국에서 실제로 박해의 위험을 당한 적이 없고, 부모님이나 기사를 통해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접했을 뿐이라 본국에 돌아가면 박해를 안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가요? 이런 사유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분들이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가짜 난민에 해당할까요? 

 

3.  그래도 가짜 난민들을 철저히 걸러내기 위한 심사가 필요한 것 같은데요?

 

분명, 대한민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한 모든 사람이 난민에 해당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행정절차든 남용의 위험은 존재할 수 밖에 없고요. 분명한 것은 현재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실제로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난민 제도에 대하여 심사 인력을 확충한다거나 예산을 확보하여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방안 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난민제도를 남용하는 가짜 난민'이라는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절차 개선의 의지 없이 오히려 절차 지연의 책임을 난민신청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짜 난민이 있을 수는 있지만, 난민 제도를 남용하는 문제는 정확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난민 절차를 마련하여 진짜 난민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입니다. 남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도의 질적 개선, 즉 심사 인력의 확충, 양질의 통역 확보, 난민신청자의 변호사 조력권의 확보, 심사관의 전문성 향상 등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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