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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답변] 1. 지금 제주도에 있는 500여 명의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들은 모두 가짜 난민이 아닌가요? 법률지원

작성일:
2018-06-27
조회수:
8
작성자:
admin

감동은 2013년 창립한 이래로 현재까지 다양한 난민 법률 지원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에도 난민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한국의 난민 관련 정책 개선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요새 난민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많은 분들이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수긍할만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사실이 아닌 정보에 입각한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난민 수용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에 대해, 감동이 그 간의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점 몇 가지를 차례차례 공유해볼까 합니다. 먼저, 지금 제주도에 있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조금 알아볼까요?

 

1.     현재 예멘의 상황

 

예멘 내전은 2014년 경, 예멘 북쪽의 소수 시아파인 호티 반군이 친미 성향의 하디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를 몰아내고, 수도 사나를 차지하며 시작되었습니다. 호티 반군은 이란을 비롯한 시아파 자이디스트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연합국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멘의 내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멘의 내전에 대해 UN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2018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인구의 3/4에 해당하는, 2천만 명 이상이 원조와 보호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2018년 3월에는 전쟁으로 약 1만 명이 사망, 4만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의하면 2017년까지 약 5만 명의 아동이 사망했다고 하고요. 이는 하루에 평균 130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예맨은 지구 상에서 지옥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쟁 전에도 아랍의 최빈국이라 불릴 정도로 힘든 나라였는데, 내전이 장기화되며 예멘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에, 2018년 1월 기준, 예멘 전체 인구의 10%가 거주지를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이렇게 예멘에서 탈출한 사람 중 약 500명이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지위를 신청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예멘 주위에도 나라가 많은데 왜 한국까지 오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벌써 오래 전에 난민 인정을 받고 한국에 살고 계신 한 난민분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내 눈 앞에 폭탄이 떨어졌다면, 어느 창문으로 도망칠지 생각을 할 겨를이 있겠냐”고요.

 

앞서 이야기했듯, 현재 예멘의 내전에는 다양한 국가가 개입하고 있습니다. 예멘에 인접한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예멘에 폭탄을 터뜨리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고요. (아, 예멘에 떨어지고 있는 폭탄 중에는 한국 기업이 만든 폭탄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습니다.)인접한 나라일수록 나라 자체는 안정되어있다 하더라도 예멘 사람들에게는 박해의 주체가 가장 많이 사는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된 분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에 입국합니다. 한국과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한 나라의 국민이라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이 한국에 입국하는 분들도 있고, 다른 비자로 들어와 한국에서 체류하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3.     예멘에서 제주도에 왔다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남자에, 핸드폰도 가지고 있고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난민이냐고, 모두 가짜 난민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먼저, 현재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신청자들이 모두 남성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가족 단위로 입국한 예멘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여성과 아이들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이 많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난민이 아닌 것은 절대 아닙니다.

 

흔히 ‘난민’이라 하면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 힘없고 약한 사람들, 여성이나 아이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난민협약 상의 난민의 정의에 의하면,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사람으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젊은 남성도 포함이 됩니다. 오히려 현재 예멘과 같은 상황 – 전쟁중인 국가라면 징집 대상인 젊은 남성이 전쟁터로 끌려가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많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을 가지고 SNS에 글을 올리기 때문에 난민이 아니라는 주장은 주장 자체도 조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지금 내 눈 앞에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면, 그래서 어디로든 도망쳐야 한다면 먼저 챙기는 게 뭘까요? 저는 생필품이나 옷가지, 중요한 서류도 챙기지만 그보다 먼저 스마트폰을 챙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파가 터질 때까지, 인터넷 이용이 가능할 때까지는 카카오톡을 통해 가족들과 연락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무사함을 알리며, 트위터를 통해 어디로 어떻게 도망치는 게 좋을지 정보를 수집할 것 같고요. 저희가 만나본 난민분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진짜로 박해를 피해 도망친 경우에도 핸드폰을 이용해 가족들과 연락을 하였고, 심지어 페이스북에 남겼던 글, 메시지 등이 소송 중 박해 사실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이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난민이 아니다, 난민이 무슨 비행기를 타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분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제주도까지 오는 직항 루트가 생긴 이후, 이 루트를 통해 제주도에 들어온 것은 사실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제주도로 직항 루트가 생겼다는 정보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예멘 분들 사이에 돌았을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비행기표를 예매하기 위한 브로커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 또한 이들이 난민이 아니라는 증거는 될 수 없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난민협약 가입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15만 명 이상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수만 명은 아직도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이 더 안전한 나라를 찾아 떠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절박한 난민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너는 난민이기 때문에 한국에 가서 난민신청을 하면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며, 또는 "돈만 내면 바로 안전한 나라로 보내주겠다"며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브로커가 그들입니다. 문제는 진짜 난민, 본국에서 박해를 피해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간절한 마음에 브로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가짜 난민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난민은 모두 가난하고 힘없고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민 중에는 본국의 상황이 나빠지기 전, 고위층에서 남 부럽지 않게 살던 사람들도 있고, 고학력자도 있고, 자영업을 하며 많은 돈을 벌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유로 박해를 받게 되어 난민 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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