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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 참석 제도개선

작성일:
2019-08-13
조회수:
5
작성자:
admin

안녕하세요,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감사와 동행)의 이현서입니다.

어제(8월 12일) 오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인권연대의 주최로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감동에서는 평소 고용허가제 상의 퇴직금 수령 제도에 관심이 많았던 제가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의 퇴직금 수령제도는 고용허가제의 시작부터 있어 왔지만, 2014년에 퇴직금 지급 시기가 '출국 14일 이내'로 변하면서 지금의 출국만기보험제도로서 운영 중입니다. 

출국만기보험제도란, 쉽게 말하면 사업주가 매달 일정 금액을 보험의 형식으로 적립하였다가, 이주노동자가 출국하는 시점에 공항에서 또는 출국 후 14일 이내에 그 보험금을 퇴직금의 형태로 수령하도록 한 것입니다. 보험료 기준은 2011년 이후로 월 통상임금의 8.3% 이상이지만, 실제로 그 이상을 내는 사업주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이 퇴직금 수령 제도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된다는 것입니다. 퇴직금은 임금의 일부일 뿐 아니라,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되는 노동자의 생활 보장을 위한 성격도 갖고 있는데, 출국만기보험제도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내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출국 후에야 지급하도록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는 도중에 사업장을 변경하게 되더라도 퇴직금을 바로 받을 수 없고, 새 사업장으로 이직할 때까지는 아무런 수입이 없이 지내야만 합니다. 이는 현저히 차별적인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6년 3월, 이 퇴직금 수령 제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불법체류 방지를 위해 그 지급 시기를 출국과 연계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고용노동부는 제도 도입 이후 미등록체류 감소율이 3.4%라고 발표하여 그 실효성이 미미함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고, 오히려 지금의 불합리한 퇴직금 수령 제도 때문에(잔여퇴직금을 받기 힘드므로) 미등록체류가 촉발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게다가 당시 반대의견을 살펴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외국인근로자의 불법체류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퇴직금의 성질을 가진 출국만기보험금의 지급시기를 출국한 때부터 14일 이내로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법목적은 기본적으로 출국만기보험금이 가진 퇴직금의 성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퇴직금이 신속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퇴직근로자 및 그 가족의 생활은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퇴직금의 성질을 가진 출국만기보험금의 지급시기를 무조건 출국과 연계하는 것은 퇴직금의 본질적 성격에 반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 한편, 외국인근로자도 생계보호를 위해 퇴직 후 조속한 시일 내에 퇴직금에 해당하는 출국만기보험금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내국인근로자와 다르지 않다. 인간 존엄성의 기초가 되는 생계는 그것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출국만기보험금의 지급시기를 출국한 때부터 14일 이내로 정하여 외국인근로자에게 퇴직금으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외국인근로자와 내국인근로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처럼 위 제도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부터 인정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출국 후에 퇴직금의 (심지어 전부도 아닌)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초과 체류를 방지하는 데 능사가 아닙니다. 정말 미등록 체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철저한 퇴직금 수령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밖의 체류자격 관리 방식을 이주노동자 친화적으로 변경하여 당사자가 자신의 체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얼마 전 한 행정대학원에서 고용허가제에 대해 강연할 때 출국만기보험제도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강연을 듣던 공무원 분들은 전부 깜짝 놀라며 '그렇게 위법적인 제도가 가능하냐', '실제 우리가 일할 때 법 위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상부에서 바로 거절당하는데, 이게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너무 슬펐지만, '외국인은 가능한 게 지금 현실이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퇴직금 수령 제도나 사업장 변경 제도, 건강보험료 납입 여부와 출입국이 연계된 건강보험 제도 등 지금의 외국인과 관련된 수많은 제도들은, 그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들 모두가 '잠재적인 불법체류자'라는 취급을 받으며 법률 위반이나 불합리한 차별이 정당화 되고 묵인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또 다른 큰 문제점 한 가지는, 출국만기보험료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실제 퇴직금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차액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출국만기보험금으로 전부 충족되지 못하는 퇴직금의 차액은 잔여퇴직금으로서 사업주로부터 따로 청구하여 받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 잔여퇴직금을 이주노동자들이 제대로 받기 쉬울까요?

애초에 출국만기보험제도에 의한 금액만이라도 이주노동자들이 출국 시에 수월하게 받을 수 있긴 한 걸까요?

이번 발표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900여 건에 달하는 설문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출국만기보험제도나 퇴직금에 대해 정확히 교육 또는 안내 받지 못하였고, 출국만기보험금을 수령하는 데에도 여러 가지 불합리한 사정들로 제때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거나, 잔여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겪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퇴직금 수령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정부는 아직 한번도 이 제도에 대해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존엄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노동력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주 진영에서는 퇴직금 수령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기 위하여 꾸준히 힘을 합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저도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고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탤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보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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